‘비구니 인물 아카이브’서 전법 열정 읽는다(법보신문)
작성자
전국비구니회
작성일
2024-09-08 13:57
조회
112
생애·포교·업적 한눈에
선·강맥도 입체적 조명
비구니 수행풍토 정초한
역대 스님 모두 기억해야
한국불교 비구니 스님들의 생애와 활동, 업적 등을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비구니 인물 사전 디지털 아카이브’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구든 클릭 한 번이면 한국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343명의 비구니스님을 바로 만날 수 있다. 깨달음을 향한 원력과 전법에 매진한 열정, 그리고 여성 출가자로서 인욕해야 했던 아픔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심도 있는 연구를 거쳐 엄선한 선맥, 강맥, 문중, 주석 사찰, 건축 불사 등의 방대한 자료는 비구니스님들의 활약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이 불사를 맡은 건 2020년 1월 출범한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산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다. 당시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이었던 본각 스님이 ‘한국비구니수행담록’을 비롯한 근현대 비구니 자료집을 이 연구소에 기증하면서 불사가 시작됐다. 따라서 본각 스님의 원력과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
본각 스님은 중앙승가대 교수 재직 당시 중앙승가대 비구니 학인스님들과 함께 전국 사찰의 스님들을 일일이 만나며 역대 비구니 스님들의 발자취 취재를 시작했다. ‘한국비구니명감’에 등재할 인명 자료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1999년 한국비구니연구소를 설립하며 박차를 가했고, 2003년 ‘비구니와 여성 불교(전6권)’와 ‘신문기사로 본 근·현대 비구니 자료집(전6권)’을 출판했다. 한국 비구니 관련 최초의 총서 자료집이다. 또한 어른스님들의 행장을 정리한 ‘한국비구니 명감’, 어록 및 발자취를 담은 ‘한국비구니 수행담록’도 출판했다. 본각 스님이 이 작업에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은 이유는 무엇일까. 비구니스님도 한국불교를 견인 발전시킨 한 축이었음을 증명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 증명의 과정에서 비구니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도 비구니스님들은 항일운동과 빈민구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인사 약수암의 성주, 금강산 유점사의 상근, 동화사 내원암의 장일, 경주 흥륜사의 혜해, 제주도의 봉려관 스님 행장이 명쾌하게 보여준다. 근대의 비구니스님들은 비구스님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만 했다. 경허, 만공, 경봉, 금오, 구하, 운허, 성철, 향곡 스님 등의 당대 선지식이 모두 비구스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진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금룡 스님은 부산 소림사에서 10년 동안 1년 평균 석 달에 걸쳐 ‘법화경’과 ‘화엄경’을 강설하는 산림 법회를 열었다. 화엄산림 회향 후 ‘열반경’을 설할 때는 방광이 일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광우 스님에게 전법게를 주며 법제자로 삼았으니 비구니가 비구니에게 법장을 전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1950년대 비구 스님에게 전강 받은 묘엄, 태경, 지현, 명성 스님의 활약을 기반으로 운문사·봉녕사·동학사·청암사·삼선승가대학 강맥이 형성됐다, 비구니 전문강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덕사에 도인이 산다”는 전언에 견성암으로 달려간 법희 스님은 만공 스님으로부터 ‘묘리당’이라는 당호와 함께 전법게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전국 각지의 비구니 스님들이 운집했고, 이후 견성암은 비구니 선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선풍을 진작시켰다. 만공 스님과 당찬 법거량을 했던 선경 스님, 29세의 나이에 만공 스님으로부터 인가받은 본공 스님, 한암 스님으로부터 전법게를 받은 대영 스님, 성철 스님의 가풍을 이어받은 인홍, 묘엄 스님 등은 윤필암, 내원사, 석남사, 봉녕사, 대원사 등의 비구니 선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며 비구니의 수행가풍을 정초했다.
비구니스님들의 위법망구 정신은 ‘조계종 정화불사’에도 깃들어 있었다. 언 땅에 엎드려 있다가 폐렴에 걸려 입적한 월혜 스님, 단식기도 중 쓰러졌음에도 병원행을 거부했던 비구니스님들의 정신은 조계종 개혁 불사로 이어졌다. 분규사찰을 수호하며 쓰러져 가는 도량을 일신한 장본인도 비구니스님이다.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이 전했듯 ‘비구니 인물사전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우리는 “윗대 어른스님들의 수행과 포교에 대한 수승함을 알수 있으며 많은 비구니스님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미래의 비구니 승가에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고 “후배들을 키워내는 데 큰 자원”이 될 것이다.
[1731호 / 2024년 6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