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 감소. 공동체 붕괴 위기 대안 '비구니 수행결사'로 모색"
작성자
전국비구니회
작성일
2021-11-18 15:57
조회
1168
"출가자 감소. 공동체 붕괴 위기 대안 '비구니 수행결사'로 모색"
전국비구니회 12대 회장 본각 스님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
‘소통·실천’ 선언하며 19년 취임…쇄신과 내홍 치유 진력한 2년전국비구니회관·법룡사 보수·정비하며 포교 중심지 자리매김
“주어사 등 불교유적 왜곡 바로잡기는 임기 후에도 지속할 것”

‘소통’과 ‘실천’을 선언하며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본각 스님이 11월13일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4년 임기의 반환점에 선 본각 스님은 취임 직후 맞닥뜨린 코로나19의 파고 속에서도 전국비구니회의 쇄신과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의 상처를 치유하며 2년간 흔들림 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취임 2주년을 맞이해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각 스님은 “코로나19로 많은 계획들이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위기를 기회라 여기며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 때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일들을 우선 처리하는데 진력한 2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전국비구니회의 회칙 전반에 대한 제·개정을 시작으로 전국비구니회의 운영 체계를 정비하고 전국비구니회관·법룡사를 비구니스님들 모두에게 열린 소통공간이자 지역 포교의 중심지로 자리매김시킨 일은 전국비구니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성과로 손꼽힌다.
본각 스님은 “출가자가 감소하고 승가가 노령화되는 현실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새로운 승가 문화를 제시하는 일은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절실한 과제였다”며 “전국비구니회관을 정비하고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 못지않게 한국불교와 비구니승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실험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본각 스님과의 1문1답.
2021년 4월 수행결사 입재식.▷취임 2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전국비구니회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가장 큰 고민은 ‘이 시대 비구니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였다. 출가자가 3분의1로 줄어들고, 승가와 사회의 생활 모습 전반이 예전과는 달라진 상황에서 은사와 상좌로 구성되는 전통적인 생활 형태가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다. 이같은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간 가장 주력한 일은 수행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었고 지금도 ‘비구니 승가공동체 정신회복을 위한 수행결사(이하 수행결사)’를 통해 실험과 모색을 계속하고 있다.”
▷‘수행결사’의 목적과 성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국불교, 특히 비구니승가는 오랜 세월 은사와 상좌, 문중 등의 틀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문화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출가자가 줄어들고 고령출가가 많아지면서 이런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수행결사의 출발점이다. 수행이라는 근본정신 위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생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수행자 본연의 모습과 역할에 충실하고,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승가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고민의 공유, 실험의 장이 바로 수행결사다.”
▷현재 전국비구니회관에는 12명의 스님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승가공동체의 모델인가.
“우선적인 실험인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회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스님들은 ‘소임’이라는 틀 속에서 모인 구성이다. 소임이 끝나면 다시 흩어질 수밖에 없다. ‘비구니’라는 대전제 속에서 함께 수행하고 생활할 수 있는 문화, 그러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
▷여러 문제들이 출가자 감소에서 시작되고 있다. 비구니계도 이 문제가 심각하다.
“그렇다. 출가자 확대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출산율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당장 찾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차선으로 제시한 대안이 국제강원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등 불교국가에서 여성 출가자들을 받아들여 교육시키는 계획이다. 조계종으로의 출가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비자가 허용되는 6개월 이내의 단기과정이다.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불교의 정신, 조계종의 습의 등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시설과 과정을 구축하고자 했다. 코로나19로 시행되지 못했지만 불교계로서는 궁극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2020년 7월 광평범룡공원 조성 기념식.▷코로나19로 차질을 빚은 사업이 많을 것 같다.
“오히려 좋은 점이 많았다. 예정됐던 일들이 중단돼 남은 시간을 회관 정비와 보수에 진력할 수 있었다. 특히 회관 입구의 공원화와 1층에 사찰음식연구소를 이전·설치한 것은 가장 큰 불사 가운데 하나였다. 전국비구니회의 전신인 ‘우담바라회’ 때부터 누적돼 있던 각종 기록 문서 등 모든 자료를 스캐닝해 전산화하고 중요한 자료들은 별도로 보관했다. 향후 전국비구니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록관의 전시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통하는 비구니회’라는 공약에 대한 성과를 평가한다면.
“취임 초기 지회 활성화에 주력했다. 현재는 전국에 19개 지회가 모두 구성돼 있어 전국 비구니스님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체계가 잡혔다고 생각한다. 지회가 안정적으로 구성되면서 전국비구니회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또 회관에 대한 보수, 정비가 마무리되면서 비구니스님들이 회관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전국비구니회가 권위주의적인 조직이 아니라 누구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임자들을 공채한 것도 소통확대에 도움이 됐다. 소수의 인맥이 아니라 모든 비구니스님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시행한 제도다.”
2021년 11월 남한산성 순례.▷향후 2년의 계획이 궁금하다.
“최근 가톨릭계가 천진암·주어사 등 불교유적을 가톨릭 유적으로 왜곡시키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남한산성 순례를 진행했다. 타종교에 대한 인식 못지않게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왔다는 점에 대한 뼈아픈 자각의 시간이었다. 특히 호국불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호국불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불교계가 피땀으로 기여한 역사다. 가톨릭은 자신들의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부각해 성지화를 진행하는데 스님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적지들이 ‘호국’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평가절하되는 왜곡된 풍토가 있다. 호국불교에 대한 바른 인식은 불교유적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작업은 회장 임기나 소임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복지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12대 집행부 출범 이후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스님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예산을 늘려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종단과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선학원 문제 만큼은 종단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 선학원 구성의 70%가량이 비구니스님들이다. 한 사람의 출가자가 귀한 상황에서 출가한 도제들이 은사를 밝히지 못하는 비상식적이고 기막힌 현실이다. 종단에서도 여러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조금 더 지혜와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또 공정한 인사 기회와 평가절차가 마련되기 바란다. 공정한 인사·평가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불사와 포교, 사회 참여 등에서 진력하고 있는 비구니스님들의 활동과 결실이 합당하게 평가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차별없이 소임의 기회가 주어지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지금 종단은 모든 출가자에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게 양성된 인재들에게 종단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 또한 공평하게 주어져야 종단이 발전하고 불교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비구니스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사찰환경, 포교방법, 생활습관, 대인관계까지 모두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런 속에서 스님들이 원력과 서원으로 살아야 한다. 도시에 있을 때는 도시에 맞게, 산중에 있을 때는 산중에 맞게 살아야 한다. 혼자 사는 것이 편할 수도 있지만 원력과 서원을 갖고 승가에, 종단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출가자가 돼야 한다. 그러한 삶을 통해 불교계 안팎에서 존경받는 수행자가 되길 바란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 전국비구니회 12대 집행부가 걸어온 길
2019.11 제12대회장 본각 스님 취임
2019.12 지회장 및 소임자 초청 간담회
2020.01 회칙 제·개정위원회 발족
2020.03 아름다운동행에 코로나19 성금 전달
2020.04 동국대 일산병원과 무료 건강검진 협약
2020.04 다문화가정 생활지원금 전달
2020.07 인사포상징계위원회, 복지정책위원회 발족
2020.07 광평법룡공원 조성 회향
2021.02 자문위원회 발족
2021.03 미얀마 민주화 지지성명 발표
2021.04 상반기 전국비구니회관 보수불사 회향
2021.04 선학원대책특별위원회 발족
비구니승가공동체 정신회복을 위한 수행결사 입재
2021.05 미얀마 민주화 기원 릴레이기도 봉행
2021.07 상담전화 개통
2021.09 가사원 이전. 사찰음식연구소 이전 설치
2021.10 선학원공청회서 도제권리제한 해제 의견 개진
2021.10 주어사·천진암 종교평화공존위원회 발족
2021.11 취임 2주년 기념 호국불교성지 ‘남한산성’ 순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