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향기] 欲愛의 전생이야기

[불기2534(1993년)
작성자
전국비구니회
작성일
2018-06-22 11:17
조회
1673
[경전의 향기] 欲愛의 전생이야기

지형/청암사 승가대학 학장


우리 마음의 건강은 곧 자기의 억압이 아닌 극기(克己) 나 자기조복(自己調伏)이며 이 자제(自制)하는 힘으로써 인격의 성숙과 최고 목표인 성불의 지위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중생이기에 한 번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다가도 자칫하면 지은 바 업식(業識)에 끄달려 윤회(輪回)를 거듭하게 되는데 이러한 욕애(欲愛)의 전생이야기를 불경 가운데에서 한편 소개하려 한다. 이 전생이야기는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바라문에 대해서 하신 말씀의 내용이다.

사위성에 사는 한 바라문이 아치바티 강가에 밭을 이루기 위해 숲을 베고 개척하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걸식(乞食)을 행하시며 지나는 길에 정답게 인사를 나누셨다. "바라문이여 무얼하고 있는가?" "밭을 이루려고 개척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부지런히 일하시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거기서 떠나셨으며 그 후에도 밭이 이루어졌을 때나 밭을 갈 때나 물을 댈 때도 자주 가셔서 정답게 인사를 나누셨다. 드디어 씨뿌리는 날에 그 바라문은 "부처님이시여, 오늘은 씨뿌리는 날입니다. 이 곡식이 익어 거두게 되면 저는 부처님과 여러 스님들께 큰 보시를 행하겠습니다" 라고 했다. 어느날 잘 가꾸어진 농사를 바라보고 있을 때, 부처님은 거기에 또 오셔서 "무얼하고 있는가 바라문이여!" "부처님 농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겠구나, 바라문이여!" 이렇게 말씀하시고 떠나셨다. 그때에 바라문은 "부처님은 언제나 찾아오시는데 아마 잡술 것을 바라시는 것일게다 나는 그에게 음식을 드리자"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또 집으로 오시니 이 바라문은 부처님을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그 후 곡식이 익어 내일이면 베어드리라고 생각한 그는 아치라바티 강가에서 자고 있었는데 그날 밤 뜻밖에 우박이 오고 큰물이 낮 밤사이에 하나도 남기지 않고 농작물을 전부 휩쓸어 가버렸다. 그는 그 광경을 바라보고 슬픔에 잠기어 손으로 가슴을 안고 울면서 집으로 졸아와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부처님은 이른 아침 멀리서 이 바라문을 보아 아시고 다음 날 사위성으로 들어가 행걸을 마치신 뒤 오직 시자(侍者) 한 사람을 데리고 그 집으로 가셔서 바라문의 농작물을 홍수가 모두 휩쓸어간 이야기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슬퍼한다고 해서 없어진 것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 "아니 그럴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 "그렇다면 왜 슬퍼하는가? 모든 중생의 재물이란 것은 생길 때 생기고 없어질 때에는 없어지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나 지어진 것은 없어지지 않는 법이 없나니라. 그렇게 집착하지 말라."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 뒤 『욕애경(欲愛經)』을 말씀하시니 그 바라문은 이 법음(法音)을 듣고 예류과(預流果)1)를 얻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이 사실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부처님은 이말을 들으시고 "비구니들이여, 내가 그를 위해 그 슬픔을 덜어준 것은 지금만이 아니며 전생에도 그러했다. " 하시고 그 전생의 일을 말씀하셨다.

그 옛날 바라나시의 범여왕에게는 두 왕자가 있었는데 왕은 형에게 버금왕의 지위를 주고 동생에게는 장군의 지위를 주었다. 그 후 왕이 죽자 대신들은 형을 왕으로 삼으려 했으나 형은 "왕위는 내게 아무 의미도 없다. 그것은 동생에게 주라"하며 대신들의 청을 끝내 거절했다. 결국 동생이 왕이 되어 형에게 버금왕을 권했지만 형은 그것도 거절하고 도시에서는 살 수 없다 하며 국경으로 나가 어느 부유한 상인의 집 가까이에서 노동하며 살았는데 후에 그가 왕자임을 알고 사람들은 그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왕자로서 대우했다. 후일 왕은 국경의 경지(耕地)를 조사하기 위해 그 마을에 관리를 보냈는데, 부자상인은 왕자에게 와서 "왕자님 우리는 많은 식솔을 부양(扶養)하고 있습니다. 부디 아우인 왕에게 편지를 보내어 세(稅)를 면제토록 해주십시오." 하고 간청했다. 그는 승낙하고 곧 그 뜻을 편지로써 왕에게 전하자 왕도 그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그 마을과 주변지역의 사람들이 모두 와서 "우리는 당신에게 세를 낼 터이니 나라의 세는 면하도록 해주십시오"하고 간청했다. 또 그렇게 해주었으므로 그들은 왕자에게 세를 내었다. 그리하여 그가 얻은 재물이나 명성은 대단했으며 동시에 그의 욕망도 더 커져갔다. 그 뒤로 그는 왕에게 많은 지방을 줄 것을 요구하고 버금왕의 지위도 요구했으며 욕망이 더 커져감에 따라 버금왕의 지위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다시 왕이 되고자 하여 지방의 사람들을 이끌고 궁성 밖에 와서 "왕위를 내게 주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키겠다." 하자 동생은 생각하기를, "형은 먼저도 왕도 버금왕도 다 싫다하더니 이제는 전쟁까지 해서 빼앗으려 한다. 그러나 내가 싸워서 형을 죽이면 세상은 나를 비난할 것이다. 내가 왕위를 가져 무엇하리" 하고 형에게 왕위를 넘겨주었다. 그리하여 형은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렸으나 욕망이 점점 더 커짐에 따라 만족하지 않고 이웃의 나라까지도 욕심을 내게 되었다. 그때 제석천왕은 "이 세계에서 누가 부모에게 효도하며 누가 보시 등의 공덕을 쌓고 누가 욕심이 많은가?"하고 세계를 관찰하다가 저 형의 욕심 많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를 깨우쳐주려고 젊은 바라문으로 변장하여 왕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그대는 무슨 일로 왔는가?"

"대왕님, 당신에게 여쭐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만 비밀한 말입니다." 그때에 제석의 힘으로 사람들을 물러가게 하고 "대왕님, 나는 세 개의 도시를 알고 있습니다. 거리는 변화하고 인구는 조밀하여 군대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나는 내 힘으로 그 도시들의 주권을 빼앗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지체말고 곧 가도록 하십시오." 왕은 매우 기뻐하며 승낙했으나 제석천왕의 힘에 의하여 "당신은 누구며,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묻지 못했다. 왕은 대신들을 불러 이 사정을 말하고 다시 "그 사람을 불러오너라. 거리에는 북을 쳐서 포고령을 내려 군대를 모아라 나는 곧 그 주권을 차지하러 가리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나가서 바라문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자 그들은 돌아와서 "대왕님, 이 도시에 젊은 바라문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아아! 세 도시의 주권은 없어졌고 내 명성은 땅에 떨어졌다. 아마 자기에게 아무 보수도 주지 않고 거처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화가 나서 간 것이다"며 무척 괴로워하여 마음을 앓기 시작했다. 몸에는 열이나 타는 듯 뜨겁고 오장(五臟)과 위장이 터져 피를 토하고 무엇이나 먹으면 설사를 하여 의사도 손을 대지 못한 채 왕은 몹시 쇠약해졌으며 이 소문이 온 성 안에 퍼지게 괴었다. 그때에 보살은 모든 학문을 공부해 마치고 득차시라에서 바라나시로 돌아왔다. 그는 왕의 모든 사정을 듣고 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왕은 "사방의 뛰어난 의사들도 내 병을 고치지 못하는데 젊은 사람이 어찌하겠는가. 몇 푼 주어 쫓아 버려라"고 명령했다.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나는 보수를 얻기 위해 온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치료를 할 수 있으니 다만 약값의 원가만 주십시오"라고 했다. 보살은 왕의 승낙을 받고 인사한 뒤, "대왕님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나는 꼭 낫게 할 수 있으니 먼저 원인을 말씀해 주십시오.""원인을 들어 무얼 헐 것인가. 빨리 약을 지어라, 약을." "대왕님. 의사라는 것은 먼저 병의 원인을 알아야 가기에 적당한 약을 짓게 됩니다." 그러자 왕은 그간의 사정을 전부 이야기한 후 "이와 같이 욕망 때문에 나의 병은 생긴 것이다" 고 했다. "대왕님, 그렇다면 그렇게 슬퍼하신다고 해서 그 주권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됩니까?" "그렇지는 않다" "그런데 왜 대왕님은 슬퍼하십니까?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모든 것은 자기 몸을 비롯해 무엇이나 다 버리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네 도시의 주권을 가진다 해서 대왕님은 네 그릇의 밥을 한꺼번에 먹을 수 없는 것이요, 네 개의 침대 위에 동시에 누울 수는 없는 것이요, 네 벌의 옷을 한몫에 입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욕심이 많아서는 안됩니다. 욕망이 커가면 사악취(四惡趣)2)를 면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보살은 이렇게 왕에게 충고한 뒤 시로써 노래하신다.

욕망을 욕망하는 그에게 그 욕망이 실현될 때는 그 사람은 그것을 얻어 참으로 그 마음 기쁠 것이며 한여름에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전보다 더 욕망이 커지리라.
모든 욕망을 마음에 생각하는 한 만족은 얻어지지 못했으리니거기서 한번 뒤쳐 발길을 돌려 그 하잘 것 없는 줄 보아 알아 지혜로써 만족할 줄 아는 자만이 진정 그야말로 만족할 것이다.
지혜로 만족하는 것 참으로 훌륭하다.
그는 욕망으로 불타지지 않으며 지혜로써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애욕이 마음대로 지배하지 못하리라.

진실로 모든 욕망 부숴버려라.
욕심을 적게 하여 탐심 없거라.

이와 같이 노래하고 있는 보살은 왕이 흰 일산을 연(緣)으로 해서 백변정(白遍定)이 생겼으며 왕도 병이 완전히 나아 매우 기뻐하면서 보살을 찬탄하여 다음의 시를 읊었다.

이 젊은이는 참으로 착하고 거룩한 이
모든 세계를 두루 아는구나.
애욕이 고통의 어머니인 것을 이 현명한 사람 밝게 알았네.

보살은 "대왕이여 게으름 없이 법을 실행하십시오"하고 왕을 충고한 뒤 허공을 날아 히말라야 산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사범주3)를 닦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세계4)에 태어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신 뒤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왕은 이 바라문이요, 그 현명한 젊은 보살은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부처님의 무궁한 법문을 보면 이 사회에 만연된 권력과 물질에 대한 사람을 살상시키고 정신의 건강을 해치는 것인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전체 15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51
너는또다른나
성불 | 2026.04.15 | 추천 0 | 조회 36
성불 2026.04.15 0 36
150
[권두언] 지난 4년을 회고하며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386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386
149
[치사]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힐 등불이 되길 기대하며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314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314
148
[초대시Ⅰ] 석굴람 대불大佛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177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177
147
[시사컬럼] 전통사찰, 보존과 홀용의 해법 찾기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382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382
146
[기획특집Ⅰ] 전국비구니 선원 탐방_① 내원사 동국제일선원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986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986
145
[기획특집Ⅰ] 전국비구니 선원 탐방_② 대둔산 법계사선원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3261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3261
144
[기획특집Ⅰ] 전국비구니 선원 탐방_③ 법륜사 제일선원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819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819
143
[기획특집Ⅰ] 전국비구니 선원 탐방_④ 팔공산 백흥암선원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844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844
142
[기획특집Ⅰ] 전국비구니 선원 탐방 _⑤ 승련사 승련선원
전국비구니회 | 2018.06.22 | 추천 0 | 조회 2708
전국비구니회 2018.06.22 0 2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