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어 도약의 발판

[불기2534(1990년)6월)
작성자
전국비구니회
작성일
2018-06-22 10:34
조회
1434
[권두언] 도약의 발판

혜춘/전국비구니회 회장


비구니 회보 제2호의 발간은 지난달 창간호에 이어 또 다른 의의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부대중의 지극한 관심과 지원 속에 창간호가 나왔다면 이번 2호는 비구니의 출발을 다니는 새로운 신호이며 무엇보다 불교발전의 대열속에 동참을 희구하는 자기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비구니회에 기울여준 각 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그간 비구니회는 한국불교의 역사적 변화와 더불어 많은 발전을 기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사회의 陰地를 구석구석 누비며 자비행을 베푸는 사회복지 사업에서부터 비구니 교육의 내실화, 목동 청소년회관 위탁운영을 통한 청소년의 선도사업, 문불전 완공을 눈앞에 둔 신행활동, 비구니 소식지의 발행을 통한 문서 포교에까지 실로 다양한 부분에서 비구니회의 열정과 정성을 쏟아왔습니다. 동시에 비구니회의 조직과 기반이 날로 탄탄해져 한국불교계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된 것도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최근 20여 년의 짧은 연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비구니회의 미래에는 환희와 감격 기쁨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본의 아닌 갈등이 있을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침체의 현상에 안주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화합과 자비, 원력과 실천이 뒤따른다면 난관을 뜷고 함께 웃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반목과 대립 없는 사회, 자비와 웃음이 환희 넘치는 사회가 바로 우리 비구니회가 추구하는 이상이며 목적입니다.

현대사회는 불교의 종교적 기능과 역할을 지대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일찍이 지적했듯 邪法이 횡행하다 보니 현대사회는 갖가지 위기적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병든 인간들은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고 삶의 방황을 거듭합니다. 끔찍한 살인사건, 인간을 병들게 하는 마약, 강도, 폭력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현대를 살아가는 중생들을 공포와 불안 속으로 몰고 갑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교육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全人교육으로 사회에 놀랄만한 공헌을 해왔으나 현재는 생계수단으로서 교육이 타락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고 「선생과 학생은 있으나 진정한 스승과 제자는 없다」며 서글퍼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사회현상은 이렇듯 지나친 개인주의와 特神主義로 치닫고 있으며 여러 가지 폐간 속에서 고통스러워합니다.

「人間性 상실의 시대」라는 표현은 이제 구시대의 사고에 지나지 않습니다. 잔인하고 폭악적인 사회현상은 인간 모두를 파탄의 구덩이로 몰고 갑니다.

물론 많은 사회 정치 지도자들과 뜻 있는 인사들은 이러한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많 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높이 평가돼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고통받는 중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쏟는 각계의 따뜻한 손길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사회의 소외계층은 그들이 진정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 합니다.

불교는 그래서 지금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해야하고 궁극에는 그들을 모두 행복하게 해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하는 부처님은 그 일을 위해 이 땅에 오셨고 바로 그 일을 위해 우리를 제도했으며 그 일의 완수를 우리 불제자들에게 당부하고 가셨기 때문입니다.

비구니 회보는 부처님의 사상을 담아내는 작은 用器입니다. 따라서 비구니 회보의 성격은 보다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남기신 말씀에 따라 사부대중의 화합을 도모해야 합니다.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사는 불국정토의 건설에 자그마한 精神供養이 되겠금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구니회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실있는 회의 운영과 창립목적에 걸맞는 각종 사업을 무리 없이 전개해올 수 있었던 것은 회원스님들의 각별한 참여와 교계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수행과 교화는 둘이 아닙니다. 바꾸어 말하면 비구니회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제방선원의 회원스님과 일선에서 포교에 땀 흘리고 있는 市中스님들이 다같이 비구니회의 발전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비구니 회보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불교의 역할확대를 위한 제언과 방안을 소개함으로써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비구니회의 유기적인 연대감과 목적사업을 충실히 도모할 수 있도록 정성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이번 회보에서도 좋은 논문과 주옥같은 글들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구니회보가 매월 새로운 얼굴과 알찬 내용으로 발간될 수 있도록 배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리며 하시는 일마다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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