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년 기자회견] 차별·혐오 금지 ‘사회적 합의’…제도적 장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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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구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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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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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신년 기자회견] 차별·혐오 금지 ‘사회적 합의’…제도적 장치 ‘절실’
▶ 차별금지법 왜 필요한가
성별 장애 인종 종교 전 영역
선진국은 법제화, 가중처벌도
비정규직 등 과제 적지 않아…
지난해 강남역 인근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생면부지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30대 남성 피의자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무시당했다”고 진술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이 사건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시 사건은 여성 차별, 여성 혐오 문제를 돌아보게 했다.
타종교의 일부 성직자와 신도들의 지나친 선교행위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조계사 경내에 개신교인들이 난입해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개신교 신자들이 ‘봉은사 땅밟기’라는 기독교식 예배를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저지른 일이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상식을 벗어난 행위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성별이나 장애,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와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종단이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선언하고 법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천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종단에서도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공공영역에서의 정치나 종교적 신념 표출뿐만 아니라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특히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인권법’ 등 이름은 달라도 법과 제도로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종교나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증오심을 갖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 처벌하는 증오범죄예방법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혐오범죄방지법’, 영국의 ‘평등법’, 스웨덴의 ‘증오언론금지법’ 등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차별을 광범위하게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지켜나가고 있지만, 국내에서 관련 제도가 도입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보수 개신교에서 여전히 종교 자유의 침해와 동성애 합법화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웃종교계를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을 공언한 종단 또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한 산하단체, 학교 및 의료시설 등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문제가 있으며, 승단 내부의 비구 스님과 비구니 스님 간의 차별도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불교계 스스로 차근히 풀어나가지 않는다면, 대사회를 향한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향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종교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와 소수자 등과 폭넓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21세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
▶ 추진경과
법 제정 강조해왔지만…10년째 표류
2007년 첫 시도 후 수차례 발의
개신교 재계 보수단체 반대 불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받는 약자
법규 만들어 보호” 일관되게 진행
종단의 적극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옹호’로 곡해한 개신교계와 보수단체, 재계의 조직적 저지가 크다. 종단에서는 그동안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피해를 입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09년 취임 직후부터 종교와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2010년 미국 뉴욕 종교지도자와 간담회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미국 증오범죄방지법’의 국내도입 필요성을 시사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설득해 같은 해 12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명의로 정부에 ‘증오범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성명을 통해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인종과 문화, 종교 그밖에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이나 혐오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증오범죄법’ 등의 입법 조치가 진행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뜻을 모았다. 다양한 종교가 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가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번번이 무산돼 왔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첫 시도된 때는 2007년, 당시 법무부는 성별·장애·병력·나이·출신국가·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정치·경제·사회적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예고했다.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자 일부 기독교 단체는 ‘성적지향’의 동성애를 허용한다며 반대에 나섰고, 재계는 ‘학력’과 ‘병력’에 의한 조항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막는다’는 이유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입법예고안은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08년에는 노회찬 의원이, 2011년 권영길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역시 국회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후에도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3건의 입법 발의가 있었다. 2012년 김재연 의원, 2013년 2월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에 나섰다. 이 중 김재연 의원 법안은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김한길·최원식 의원 법안은 거센 반대에 부딪혀 중간에 철회됐다. 19대에만 모두 66명의 국회의원이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3건의 관련법 제정을 시도했지만 개신교계와 보수단체의 반대 여론에 밀려 실패했다.
지난해 12월12일에도 이종걸 의원이 국가차원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증오범죄통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열흘 만에 백지화됐다. 이종걸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한 희원 중 1명이 철회 의사를 밝혀와 지난 22일 관련 법안을 백지화했다”며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한 개신교계 항의도 많았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 각계반응
인권 복지 불교단체 ‘환영’…국회는 “글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에 관해 역설하자 성(性)소수자 장애인 등 법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계층과 종사자들이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대안을 고민해주기 바란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에서 평등의 가치를 강조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그동안 차별금지법이 마치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으로 비춰졌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이같은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희 여주시장애인복지관장은 “사찰에서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법제화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이웃종교와의 연대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것도 좋지만 이웃종교와 인권단체들의 공감과 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활동도 충분히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문제 등 포괄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종교계 문제로만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 주요 인사들도 종단 집행부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현 시국상황에서 나타난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일 것”이라며 “종교와 인종, 사회적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부처님처럼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종단 집행부의 원력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은 “헌법에 따라 우리는 성별 나이 장애 종교 등에 따라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이제는 법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법률 제정 주체인 국회의 지지를 얻기는 아직까지 요원해 보인다.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바른정당 원내대표)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별금지법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라는 또 다른 헌법가치와 부딪혀 일도양단하듯이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다만 “원내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장영섭 어현경 엄태규 이경민 기자
[불교신문3265호/2017년1월14일자]
차별금지법 제정 노력 |
| - 총무원장 스님 발언
2010년 뉴욕 종교지도자 간담회서 ‘차별금지법’ 첫 언급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명의 정부에 ‘증오범죄법’ 촉구 성명 2010년 7대 종단 지도자 공동성명 2013년 이후 해마다 신년기자회견서 ‘증오범죄방지법’ 중요성 역설 - 국회 발의 경과 2007년 법무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첫 입법 예고…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2008년 노회찬 의원 법안 대표 발의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2011년 박은수·권영길 의원 대표 발의 18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2012년 김재연 의원 대표 발의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 김한길·최원식 의원 대표 발의 ‘반대 여론에 철회’ 2016년 이종걸 의원 ‘증오범죄통계법’ 발의 ‘열흘 만에 백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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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봉행된 부처님오신날 기념 성소수자 초청법회. 총무원 사회부장 정문스님 옆에서 수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
성별 장애 인종 종교 전 영역
선진국은 법제화, 가중처벌도
비정규직 등 과제 적지 않아…
지난해 강남역 인근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생면부지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30대 남성 피의자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무시당했다”고 진술해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됐다. 이 사건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를 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시 사건은 여성 차별, 여성 혐오 문제를 돌아보게 했다.
타종교의 일부 성직자와 신도들의 지나친 선교행위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조계사 경내에 개신교인들이 난입해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개신교 신자들이 ‘봉은사 땅밟기’라는 기독교식 예배를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저지른 일이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상식을 벗어난 행위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성별이나 장애,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와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가중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종단이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선언하고 법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천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종단에서도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공공영역에서의 정치나 종교적 신념 표출뿐만 아니라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특히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인권법’ 등 이름은 달라도 법과 제도로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종교나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증오심을 갖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 처벌하는 증오범죄예방법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혐오범죄방지법’, 영국의 ‘평등법’, 스웨덴의 ‘증오언론금지법’ 등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차별을 광범위하게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지켜나가고 있지만, 국내에서 관련 제도가 도입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보수 개신교에서 여전히 종교 자유의 침해와 동성애 합법화 등의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웃종교계를 설득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을 공언한 종단 또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한 산하단체, 학교 및 의료시설 등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문제가 있으며, 승단 내부의 비구 스님과 비구니 스님 간의 차별도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불교계 스스로 차근히 풀어나가지 않는다면, 대사회를 향한 메시지는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향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종교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와 소수자 등과 폭넓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21세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
▶ 추진경과
법 제정 강조해왔지만…10년째 표류
2007년 첫 시도 후 수차례 발의
개신교 재계 보수단체 반대 불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받는 약자
법규 만들어 보호” 일관되게 진행
종단의 적극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옹호’로 곡해한 개신교계와 보수단체, 재계의 조직적 저지가 크다. 종단에서는 그동안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피해를 입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09년 취임 직후부터 종교와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2010년 미국 뉴욕 종교지도자와 간담회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미국 증오범죄방지법’의 국내도입 필요성을 시사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설득해 같은 해 12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명의로 정부에 ‘증오범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성명을 통해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인종과 문화, 종교 그밖에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이나 혐오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증오범죄법’ 등의 입법 조치가 진행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뜻을 모았다. 다양한 종교가 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가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번번이 무산돼 왔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첫 시도된 때는 2007년, 당시 법무부는 성별·장애·병력·나이·출신국가·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정치·경제·사회적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예고했다.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자 일부 기독교 단체는 ‘성적지향’의 동성애를 허용한다며 반대에 나섰고, 재계는 ‘학력’과 ‘병력’에 의한 조항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막는다’는 이유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입법예고안은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08년에는 노회찬 의원이, 2011년 권영길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역시 국회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후에도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3건의 입법 발의가 있었다. 2012년 김재연 의원, 2013년 2월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에 나섰다. 이 중 김재연 의원 법안은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김한길·최원식 의원 법안은 거센 반대에 부딪혀 중간에 철회됐다. 19대에만 모두 66명의 국회의원이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3건의 관련법 제정을 시도했지만 개신교계와 보수단체의 반대 여론에 밀려 실패했다.
지난해 12월12일에도 이종걸 의원이 국가차원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증오범죄통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열흘 만에 백지화됐다. 이종걸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한 희원 중 1명이 철회 의사를 밝혀와 지난 22일 관련 법안을 백지화했다”며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한 개신교계 항의도 많았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 각계반응
인권 복지 불교단체 ‘환영’…국회는 “글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에 관해 역설하자 성(性)소수자 장애인 등 법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계층과 종사자들이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대안을 고민해주기 바란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에서 평등의 가치를 강조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그동안 차별금지법이 마치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으로 비춰졌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이같은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희 여주시장애인복지관장은 “사찰에서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법제화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이웃종교와의 연대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것도 좋지만 이웃종교와 인권단체들의 공감과 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활동도 충분히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문제 등 포괄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종교계 문제로만 비춰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계 주요 인사들도 종단 집행부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현 시국상황에서 나타난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일 것”이라며 “종교와 인종, 사회적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부처님처럼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종단 집행부의 원력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은 “헌법에 따라 우리는 성별 나이 장애 종교 등에 따라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이제는 법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법률 제정 주체인 국회의 지지를 얻기는 아직까지 요원해 보인다.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바른정당 원내대표)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별금지법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라는 또 다른 헌법가치와 부딪혀 일도양단하듯이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다만 “원내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장영섭 어현경 엄태규 이경민 기자
[불교신문3265호/2017년1월14일자]
홍다영 이경민 장영섭 엄태규 어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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